경향신문[피플]초미니 게임개발사 ‘니다엔터테인먼트’

 2005-11-20 오후 3:19:11

 

 

 

 

 

 

 

  서울 강서구 화곡동 주택가. 10평 남짓한 반지하 방에 컴퓨터 서너 대가 놓여있다.
여기저기 쌓여 있는 책과 빈 깡통이 흡사 대학생 자취방 같지만 회사 사무실이다.


게임개발사 ‘니다엔터테인먼트’. 온라인게임 ‘니다온라인’을 개발하고 있는 자그마
한 회사다. 직원이라곤 정대화 사장(38·사진 오른쪽)을 포함해 이현식 개발총괄이사
(36·왼쪽 위), 그래픽 디자이너 신민규씨(26) 등 3명이 전부다. 요즈음 잘 나간다는
게임사의 직원이 100명을 쉽게 넘는 걸 생각하면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적은 인원이
다.


“고작 3명이 어떻게 하냐고 하는데 그런 사람들에게 충분히 가능하다는 걸 보여줘야
지요.”


지난해 5월 게임 개발 꿈을 버리지 못하던 이들이 모였다. 정사장이 1998년 설립한
회사가 사실상 공중분해된 지 1개월여 만이었다.


게임개발 1세대인 정사장은 초창기인 91년부터 게임계에 몸을 담았다. 원래 충무로
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다가 게임의 매력에 빠져 게임회사에 입사했다.


“평면적인 그림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데서 가능성을 보았지요. 한 달 동안 게임 관
련 공부를 밤을 새워가며 했습니다.”


‘달려라 코바’ 등 히트작 개발에 참여했던 정사장은 더 늦기 전에 원하는 게임을 개발
해보자며 98년 빅브레인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곧이어 이이사도 합류했다.


하지만 의욕만큼 운이 따르지 않았다. 회사에 투자한 유통사가 부도나는 바람에 애
써 개발한 게임을 시장에 선보이지도 못했다. 온라인게임을 공동 개발했던 곳에서
회사를 고발하는 어이없는 사건까지 터졌다. 사건은 무혐의로 기각됐지만 회사는 더
이상 운영이 힘들어졌다. 2003년 4월 얼마 남지 않은 직원들과 눈물의 해단식을 해
야 했다.


“우리가 했던 게 잘못된 것이 아닌데 왜 이런 고통을 받을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옛날에는 재미있게 게임을 만들었는데 언제부터 게임계가 이렇게 됐을까 하고요.”


한달 뒤 이이사가 게임 개발 초안을 가지고 다시 시작하자며 찾아왔다. 이대로 쓰러
질 수는 없었다. 인생의 맨 아랫바닥을 찍을 때까지 후회없이 고생해보자고 다시 한
번 손을 맞잡았다.


“지금까지 해온 게 있는데 이대로 무너질 수는 없었습니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적 이슈라도 던지고 가자고 했지요.”


자금도 없었고 투자자를 구할 여력도 없었다. 정사장이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 친
척들에게 돈을 빌렸다. 화곡동에서 제일 싼 반지하방을 월세로 빌렸다. 돈은 없지만
아무런 간섭을 받지 않고 개발할 수 있는 걸 위안으로 삼자고 했다.


1년6개월 동안 반지하 방에 모여 게임 개발에 머리를 맞댔다. 자금을 구하지 못해 정
사장이 택시 운전이나 일용직 노동까지 할 때도 있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제대
로 가고 있는 건지 회의가 들 때도 있었다. 그때 힘이 된 건 서로 의지하며 아이디어
를 짜내는 3명의 끈끈한 관계였다. 게임을 잠깐 공개했을 때 게임 이용자들이 보여
준 호응도 힘이었다.


회사는 게임을 알릴 인터넷 홈페이지를 만들 여력이 없어서 인터넷 카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그래도 게임 이용자에게 입소문이 퍼져 회원수가 1만5천명을 넘어섰
다. 외국에서 수출 상담도 들어오고 있다.


사정이 크게 나아진 건 없다. 지하철이 끊기는 시간까지 일하는 건 보통이고 점심 메
뉴가 라면으로 고정된 지 오래다. 그래도 모두들 자유롭게 게임을 개발하는 지금이
좋다고 했다.


“반드시 큰 회사에서 만든 게임이 대박이 나고 좋다는 생각을 깨는 데 도전하고 싶습
니다. 게임을 개발하려는 사람에게 3명이 해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고요.”


〈글 김진우기자 jwkim@kyunghyang.com〉


출처 : http://news.naver.com/news/read.php?
mode=LOD&office_id=032&article_id=0000089555